![]() 민주노동당 분당사태 이후 노회찬씨와 심상정씨를 중심으로 하는 탈당파는 새로운 진보를 표방하며 진보신당을 창당하였다. 그리고 진보신당의 투톱이라 할 수 있는 심상정 노회찬 두 사람을 앞세워 총선 승리의 의지를 다지고 있다. 진보정당, 진보정치를 바라지만 동시에 민노당의 지나친 종북주의에 반대하던 적잖은 지식인들은 진보신당에 대한 지지를 선언했다. 이미 진중권, 홍세화, 박노자, 우석훈, 손호철 등 이름만 들어도 알만한 거물급 지식인들이 직, 간접적으로 진보신당을 지원하고 있으며 이글루스를 비롯한 인터넷 공간에서도 진보신당 지지를 표명하는 블로거들이 늘어가고 있다. 확실히 진보신당은 각종 부패에 물들이 않은 진정한 진보정당을 바라는 시민들에게 새로운 희망, 유일한 대안으로 받아들여지는 분위기이다. 그러나 나는 여기서 한가지 불온하고도 도발적인 질문을 던지고 싶다. 과연 진보신당은 대안일까? 진보신당이 낡은 진보, 부패한 보수를 뛰어넘어 서민을 위한 진정한 진보정당이 될 수 있을까? 우파국가 대한민국 아무리 멋진 명분과 그럴듯한 논리가 있어도 현실적으로 아무 힘을 발휘하지 못하거나, 오히려 현실을 악화시킨다면 그건 잘해봤자 한낱 공리공론에 지나지 않을 것이다. 정치 역시 마찬가지이다. 아니 치열한 권력 다툼과 혐오스러울 정도의 음모, 뒷거래가 판을치는 현실 정치의 영역을 다룰때야말로 다른 어느 영역보다 현실에 대한 정확한 이해가 필요하다고 할 수 있다. 이제 2008년 대한민국의 현실을 보자. 대한민국은 과연 어떤 나라인가? 한마디로 대답하기 어려운 문제다. 그러나 나는 대한민국을 한마디로 '우파국가' 라 하고 싶다.(이 말에 기분나빠하지 말자. 우파란 말은 본래 가치 중립적이다.) 슬픈 일이지만 대한민국이라는 나라 자체가 분단과 함께 만들어진 나라이며 공산주의를 채택한 북한에 맞서는 보루로서 미국의 지원(혹은 간섭)속에 발전해온 나라이다. 더욱이 민주화 이전 수십년간 우파라기보다 차라리 극우에 가까운 독재정치를 겪었고 그 독재정권이 남긴 정신적인 유산은 아직 사라지지 않았다. 당연하게도 사회주의와 같은 '좌파' 사상은 말하는 것만으로도 죄가 되었던 나라에서 제대로 된 좌파 담론, 좌파 정당이 나올리가 없었다. 태생적 한계, 지금도 지속되고 있는 남북 대치상황, 극우독재의 경험과 남아있는 그 유산, 좌파 담론의 미성숙 - 좋든 싫든 현재의 대한민국은 명백한 우파국가이며 당분간도 그럴 것이다.(어쩌면 통일이 되지 않는 한 어쩔 수 없는 일일지도 모른다.) 우파국가에서 정치하기 그렇다면 우파국가 대한민국의 정치 현실은 어떤가? 당연하게도 우파국가를 이끄는 주요 정당들 역시 우파정당이다. 어떤 이는 한나라당이 어떻게 우파냐고 반발하기도 하고 다른 이는 민주당이 빨갱이라며 분노하기도 할 테지만 최소한 나는 집권여당인 한나라당이나 제일 야당인 민주당이나 모두 근본적으로는 우파정당이라고 생각한다. 굳이 분류하자면 [진보적 우파 - 보수적 우파] 혹은 [민족주의 우파 - 국가주의 우파] 이정도로 구분할 수는 있겠지만 결국 우파정당인 것만은 변함없다. 유럽이나 미국 등과의 차이점을 강조하고 싶다면 한국적 우파정당들이라고 해도 좋겠다. 그리고 그 우파정당 중에서도 실질적으로 한국사회의 헤게모니를 쥐고 있는 것은 바로 대표적인 보수우파 정당인 한나라당이다. 맞다. 지난 10년간 김대중 - 노무현으로 이어지는 이른바 '민주정부 10년'이 있었기는 했다. 그러나 그 민주정부에서도 한국사회 전반의 헤게모니를 쥐고 있었던 것은 한나라당과 한나라당으로 대변되는 보수적 기득권층이라는 사실을 외면해서는 안된다. 한국의 여론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주요 언론사가 누구 편이며 경제를 넘어 사회 전반을 좌지우지하는 재벌들이 누구 편이며 행정부나 사법부 요직에 앉아있는 인물들이 대체로 누구 편인지를 잘 생각해 보면 답은 간단히 나온다. 이러한 우파국가에서 진보를 자처하는 이들이 해야할 일은 무엇이 있을까? 장기적으로는 우파국가라는 일종의 왜곡된 현실을 타파하여 좌우가 균형을 맞추는 나라를 지향하는 것이 맞다. 나아가 우파보다는 평등과 복지, 연대를 강조하는 민주적이고 서민 지향적인 좌파가 이 나라를 이끌어 나가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것들은 어디까지나 장기적 목표이자 궁극적인 목표이지 당장 해결해야 할 문제는 아니다. 당장 해결해야 할 문제는 바로 이것이다. 한나라당의 일당독주를 막고 우파국가가 공고화되는 것을 막는 일이다. 최소한 한나라당이 역사의 시계를 거꾸로 되롤린다고 믿는 진보진영, 진보적인 시민들이 해야 할 최우선 과제는 이것이다. 불행하게도 한나라당과 조중동, 재벌로 상징되는 보수 우파 기득권 세력의 힘은 진보세력이 감당하기에는 너무나 막강하다. 이들이 총선에서도 승리하고 마음만 먹는다면 대운하도 공안정국도 얼마든지 가능하다. 이건 단순한 비유가 아니다. 이미 행정부를 장악했고, 사법부는 그들의 편에 가까우며(납득할 수 없다면 각종 재벌에 대한 수사결과를 참고하라), 입법부 장악이 얼마 남지 않았다. 거기다 여론을 생산해내는 주요 언론사들은 그들 편이거나 최소한 그들의 비위를 거슬리지 않으려 한다. 따라서 진보를 표방하는 사람들은 무엇보다도 한나라당의 독주로 인한 역사의 퇴보를 막는 일에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 현시창 앞서 대한민국 정치의 현실을 살펴봤다면 이제 대한민국의 진보정당, 진보정치의 현실을 살펴보자. 과연 스스로를 진정한 진보, 서민을 위한 유일한 대안정당이라고 자처하는 민노당과 진보신당은 막강한 한나라당의 독주를 막고 우파국가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을까? 한겨레나 프레시안같은 신문에 씌인 진중권씨의 칼럼을 읽거나 대학 강당에서 홍세화씨의 강의를 들으면 그럴 것 같다. 마치 이명박 정부는 금방이라도 무너지고도 남을 부패하고 무능한 정권같고 진보신당은 부패한 보수와 낡은 진보를 뛰어넘어 진정한 진보정치를 할 수 있을 것 같다. 힘든 상황에서도 고군분투하는 심상정과 노회찬 두 사람을 보고 있자면 감동스럽기까지 하며 인터넷 공간에서 비장한 목소리로 진보신당 지지를 외치는 논객들은 무언가 용기있고 멋진 사람들로 보인다. 그러나 거기까지다. 일단 지역구를 살펴보자. 진보신당이 가져갈 수 있는 지역구가 과연 몇석이나 될까? 기적이 일어나야 3석 정도고 진보신당의 투톱인 심상정, 노회찬 두 사람의 당선마저 불투명하다. 노회찬씨는 힘겨운 접전을 벌이고 있으며 심상정씨는 극약 처방이 단일화 카드까지 고려했었다. 최악의 경우 - 그러나 상당한 가능성이 있다 - 진보신당은 지역구에서 단 한자리도 챙기지 못할 수 있다. 민노당과 창조한국당을 합쳐도 마찬가지다. 민노당은 잘해봤자 권영길씨를 비롯한 2-3석일 테이고 창조한국당은 문국현씨 한석이다. 전국구 비례대표가 있다고 반문할지도 모르겠다. 전국구 있다. 그리고 지역구보다는 유리할지 모른다. 하지만 큰 틀은 변하지 않는다. 2004년에 민노당이 얻은 정당 지지율은 약 14%정도다. 그 결과 지역구2+전국구8로 겨우 10석을 채울 수 있었다. 민주신당이 14%를 채울 수 있다고 보는가? 여론조사에 따라 다르지만 많아봤자 5-7%정도고 비례대표 확보 마지노선인 3%를 채우지 못할 것이라는 예측까지 나오고 있다. 민노당이나 창조한국당도 별로 다르지 않다. 총선 후 진보신당, 민노당, 창조한국당이 3당 합당을 해서 '서민 신당' 따위를 만든다 해도 원내 교섭단체를 만들기 힘들다. 이것이 현실이다. 제 아무리 진중권씨가 MB의 멍청함을 역설하고, 우석훈씨가 손에 짱돌을 쥐어주며, 박노자씨가 파시즘을 뛰어넘자고 외친들 진보신당이 현재 불타는 커맨드센터 하나 남아있는 GG치기 직전 상황이라는 점만은 변함없다. 이를 점잖은 표현으로 현실과 이상의 괴리라고 하며 알아듣기 쉬운 말로는 현시창이라고 한다. 현시창! 이보다도 현재 진보신당의 현실을 잘 표현해주는 말은 없다고 본다. 그리고 국회의원 없는 정당이 무엇을 할 수 있을지 회의적이다. 고작해 봐야 진보신당 의원 한둘이 국회 단상에 올라가 '퍼포먼스' 를 하거나 진보신당 이름으로 나온 그럴듯한 논평문이 누리꾼들에게 호응을 사는 것 이상도 이하도 아닐 것이다. 진보를 위해 진보를 죽이노라 사랑을 위해 사랑을 버린다. 너무 사랑하기 때문에 나는 너를 버리고 이별한다. 멋진 말들이다. 아마 대중가요나 영화, 문학 등에서 한두번쯤은 들어봤을 것이다. 물론 현실 속에서도 영화같은 로멘틱한 사랑은 있기 마련이고 사랑하기 때문에 이별해야 하는 상황이 올수도 있다. 그러나 대부분의 경우 잘 사귀다가 난데없이 상대방이 "난 너를 사랑하기 때문에 너와 이별할 수 밖에 없어" 라며 이별을 고한다면 그건 미친놈 소리듣기 딱 좋은 짓에 불과하다. 갑자기 왠 사랑얘기냐 하겠지만 현재 진보신당이 하고있는 짓이 바로 이짓이다. 과거 민노당도 똑같은 짓을 했다. 한마디로 진보를 위한다는, 진짜 진보정치를 한다는 명분으로 진보진영을 아작내고 한나라당을 돕고있는 것이다. 사랑을 위한 이별이 그럴 듯해도 현실에서는 욕나오듯 진보를 위해 진보를 죽이는 진보신당 역시 진보 논객들의 멋진 글을 떠나면 무기력한 자폭행위에 불과하다. 현재의 진보신당은 물론이고 그 직접적 뿌리라 할 수 있는 민노당이 지난 총선, 지지난 대선때부터 꾸준히 주장해온 바가 있다. 바로 민주당(DJ시절의 민주당, 그 이후 열린우리당, 대통합 민주신당, 현재의 통합 민주당 모두 포함)은 진보가 아니고 오히려 한나라당과 별로 다를게 없는 그놈이 그놈이다 이런 주장이다. 진보신당을 지지하는 지식인들 상당수도 별반 다르지 않았다. 한나라당의 부패와 민주당의 무능을 동시에 비판하는 양비론을 펼치더니 어느새 그들이 지지했었던 민노당을 종북주의라고 비판했다. 그리고는 이제 진보신당측에 들어가 한나라당, 민주당, 민노당이 다 나쁜놈들이고 우리만 진정한 진보정당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런 주장은 겉보기에 그럴듯하나 두가지 치명적인 문제점이 있다. 첫째는 한나라당과 민주당이 그놈이 그놈같아 보이지만 결코 같지 않다는 것이다. 오직 두 당만 놓고 비교해보자. 최소한 한나라당에 비해서는 민주당이 더 서민 지향적이며, 더 복지를 강조하며, 더 남북 화해를 주장하고, 더 시민 권리의 존중과 민주주의 확대에 긍정적이다. 단순히 그놈이 그놈은 아닌 것이다. 진보진영 사람들이 주장하듯 한나라당이 시계를 거꾸로 되롤린다면 최소한 민주당은 시계를 아주 조금이라도 앞으로 전진시키고 있다. 정말 민주당이 개막장이라 해도 현상 유지는 된다. 문제는 이 사소해 보이지만 중요한 차이를 놓치는 순간 진보진영 전체 - 더 정확히는 反한나라당 진영 전체 - 가 분열되고, 시민들의 지지를 얻지 못하게 된다는 점이다. 민노당/진보신당이 자신들이 진짜 진보이며 민주당은 사쿠라 진보라고 주장하면 할수록 민주당에 대한 일반 시민들의 불신과 정치적 환멸은 커지기 마련이다. 민주당을 떠난 시민들의 마음이 '진짜 진보정당' 으로 가면 상관없다. 하지만 실제로 그 표는 대부분 한나라당으로 가거나 문국현씨와 같은 바람타고 나타난 '영웅' 에게 간다. 심지어 허경영 같은 괴인이나 아얘 선거에 불참하는 경우조차 있다. 이것이 바로 두번째 문제이다. 자신들을 진짜 진보로 주장하며 민주당을 가짜 진보, 한나라당 리메이크로 치부하는 행위가 결과적으로 민주당의 약화와 한나라당의 강화, 즉 反한나라당 진영 전반의 약화로 돌아오는 것이다. 순결한 지식인들 좋다. 그래도 현실정치에 몸담고 있는 정치인의 경우에는 자신의 소신을 끝까지 지키는 게 아름다울 수 있고, 일반 시민들의 경우에는 그들이 어떤 정당을 선택하든 그건 개인의 자유 문제라 할 수 있다. 진짜 문제는 진보신당을 지지하는 지식인들, 한때 민노당에 열광했고 이제는 난파하는 타이타닉에서 빠져나오듯 민노당을 빠져나와 진보신당 지지를 호소하는 지식인들이다. 지식인은 무엇인가, 지식인은 무엇을 해야 하는지는 과거 공자님 이래 풀기 힘든 어려운 문제다. 내가 어찌 감히 그 난제를 풀 수 있을까. 그러나 일단 한 사회에서 지식인으로 대접받고, 그로 인한 일련의 특권을 누리고 있다면 마땅히 지켜야 할 책무 한두 가지는 제시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내가 생각하는 지식인의 제일 책무는 바로 '보통 사람들에게 올바른 길을 제시하는 것' 이다. 서민을 위한다는 진보 지식인들의 경우는 더더욱 그렇다. 그들은 서민들의 생활을 실질적으로 향상시킬 수 있는 대안을 제시하지는 못하더라도 최소한 현실을 제대로 파악하고 일반인들이 올바른 판단을 할 수 있게 도와야 할 것이다. 과연 진보신당을 지지하겠노라고 발벗고 나선 지식인들이 그런 역할을 하고 있는가? 일단 그들은 가장 기본적인 것, 현실 인식에서부터 잘못하고 있다. 이게 단순히 몇몇 지식인의 실수 혹은 자신의 의지에 의한 선택이라면 상관없지만 그들은 한국 사회에서(특히 진보 진영 내부에서)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그들은 실제로 현시창에 불과한 진보신당을 그럴듯하게 포장하고 있으며 그로 인해 진보신당이 진짜 진보, 뭔가 할 수 있는 대안이라는 환상을 만들어내고 있다. 그게 아니라면 한나라당, 민주당, 민노당 다 나쁘다는 양비론, 삼비론에 빠져 민주당 표를 한나라당에 퍼주는 '삽질' 을 하고있다. 진보신당을 지지하는 지식인들 개개인으로서는 손해볼 거 없는 일이다. 어차피 그들은 현실 정치인도 아니고 대부분의 경우 정말 먹고살기 힘든 서민도 아니다. 게다가 그들로서는 '더러운' 민주당을 지지하거나 '욕먹는' 민노당을 지키는 것보다 '깨끗한' 진보신당을 선택하는 것이 자신들의 이미지 - 진보적이며, 더러운 현실정치에 물들지도 않았고, 한국사회의 각종 병폐와 파시즘으로부터 자유로운 - 관리에 도움이 된다. 그러나 이러한 지식인들의 '합리적인 선택' 은 결과적으로 보통 사람들을 기만하고 한나라당을 돕고 있을 뿐이다. 진보신당은 대안이 아니다. 오해 마시라. 나는 진보신당 지지자들이나 진보신당을 지지하는 지식인들을 모두 얼간이 사기꾼으로 몰아붙히고 싶지는 않다. 심상정, 노회찬 두 사람 역시 용감하고 훌륭한 사람들이라고 생각한다.(그리고 진심으로 두 사람의 당선을 바란다.) 내가 진짜 하고 싶은 이야기는 [구름에서 내려와 현실을 보자] 이거 하나다. 기본적으로 우파국가 대한민국에서 진보진영은 상당히 힘든 싸움을 할 수밖에 없다. 보수우파 정당 몰표에 가까운 영남표는 호남표의 2배가 넘는다. 다른 지역에서 1:1로 비기더라도 진보진영이 질 수 밖에 없는 구도다. 거기다 아직도 한국사회는 '좌파' 에 지나칠 정도로 인색하다. 17대 국회에는 탄핵 바람으로 인해 일시적으로 진보진영이 과반수를 차지하는 '이변' 이 일어났지만 DJ때에도 국회 제일당은 한나라당이었다는 사실을 잊으면 안된다. 더구나 이번 총선에는 한나라당/자유선진당/친박연대(어차피 이사람들은 당선되면 박근혜님을 지키러 한나라당으로 돌아간다)의 보수 우파 진영이 200석 가까이를 차지할 거라는 예측이 기정사실로 굳어지고 있다. 이런 현실속에서 시급한 문제는 진정한 진보의 연약한 싹을 키우는 일이 아니라 당장 한나라당의 독주를 막고, 보수 우파 기득권 세력이 정말로 역사의 시계를 거꾸로 돌리는 것을 저지하는 것이다. 이러한 현실을 외면하고 있기에 화려한 조연에도 불구하고 진보신당은 이미지 정당이자 담론 정당일 뿐이다. 정말 책임있는 지식인, 역사의 진보를 믿는 지식인이라면 구름 위에서 진보신당에 대한 환상을 부추길 것이 아니라 땅으로 내려와 한나라당을 막기 위한 진보진영의 연대와 현실적으로 유일한 견제정당인 민주당 지지를 호소해야 한다. 부패에도 무능에도 파시즘에도 지역감정에도 친북에도 물들지 않은 순결한 진보에 대한 강박관념이야말로 진보의 장애물이다. 장기적으로, 그리고 궁극적으로는 진보신당과 같은 '진짜 진보정당' 이 한국 정치의 대안이자 한국 사회를 이끌어갈 대안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건 언젠가 먼훗날에 우리집 욕실에 있는 달팽이가 바다를 찾아갈 때나 혹은 A long time ago in a galaxy far far away에 있는 어떤 나라의 대안이 될지는 몰라도 2008년 현재 대한민국의 대안은 되지 못한다. 진보신당은 한 100년 뒤를 위한 희망이 될수는 있을지 몰라도 우리가 지금 선택해야 할 대안은 아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