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운의 처음이자 마지막 포스팅
(이제 민증인증은 삭제-_-;; 보실 분들은 다 보셨을테니)

 어느분께서 블로그에서 남에 대한 이야기를 하려면 민증부터 까라고 하시더군요. 그래서 일단 민증부터 깝니다. 주민번호나 주소, 나이는 비밀입니다. 그정도는 모두 이해 해주시리라 믿습니다. 

 일단 보시다시피 저 이녁의 이름은 이용운이고 현재 21세 대학생입니다. 제가 이 블로그를 시작한 지 채 1년이 안되었습니다. 작년 5월 5일 시작했으니 며칠 있으면 딱 1년이군요. 참 이글루스에 우연히 들어왔습니다. 제가 아는 블로거분이 비로그인 덧글을 차단하셔서 덧글 달려고 이글루스 블로그를 시작했으니까 말이죠. 

 처음에는 정말 마이너 중 마이너였습니다. 일주일에 한 백명? 그정도 오는 블로그였죠. 그러던 게 밸리에 글이 오르고, 이오공감에 글이 오르고, 블로거스피어에 글이 오르고 그러면서 어느정도 사람들도 많이 오고가고 또 이글루스에 아는 분들도 많아졌습니다. 그리고 어떻게 하다보니 1년 정도가 흘렀습니다. 메이저까지는 아니지만 그래도 조그마한 트로피를 하나 받을 정도로 블로그도 컸고 그만큼 이래저래 블로그에 애정이 생기기고 했습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저는 이용운입니다. 이녁이 아니라. 물론 저에게 이녁은 소중한 존재입니다. 이용운의 생각의 일부이기도 하고 이용운이 공들여 만든 작품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저는 이용운이고 현실속에서 살아가야 하는 존재입니다. 이녁은 말 그대로 이용운을 돕는 좋은 친구 정도죠. 다른 사람 앞에서 이용운이 이야기하기 힘들때 대신 이야기해주는 존재. 딱 그정도면 이녁은 충분한 것이고 또 그 적당한 선을 유지하기 위해 나름대로 노력했습니다.

 하지만 어느순간부터 이녁이 이용운에게 오히려 상처를 주게 되더군요. 남 탓을 하고싶지는 않습니다. 해봤자 병신 열폭하고 지랄이네 이런소리만 듣기 딱 좋을 테니까요. 다만 한가지만 확실히 해 두겠습니다. 저는 다른 사람 욕하고 미워하는 걸 좋아하지도 않고 어디서 알바짓 하는 것도 아닙니다. 누구 앞에서 가식을 떠는일도 싫어하고 그렇다고 개념인인 '척' 한적도 없습니다. 정말 알바짓 하자면 여태까지보다 배는 했을 수 있고 가식을 떨자면 지금보다 배는 떨 수 있습니다. 

 하긴 애당초 그랬다면 지금처럼 다양한 사람들에게 욕먹지는 않았을 겁니다. 어떤 사람은 보수 꼴통 이명박 지지자라고 욕하고 어떤 사람은 좌파 빨갱이라고 욕하고, 또 어떤사람은 비지론자라고 욕하고, 다른 사람은 냉소적이라고 욕하더군요. 다른 사람은 오타쿠라고 욕하도 또 다른사람은 오타쿠 주제에 개념인인 척 한다고 욕하더군요. 자기 자랑한다고 욕하는 사람, 거짓말을 한다고 욕하는 사람. 정말 수명을 두배로 늘리고 남을 정도로 여기저기서 욕을 많이 먹었습니다.

 그렇게 욕을 먹다 보니까 이 짓에 후회와 회의가 막 밀려옵니다. 재미있으려고 시작한 일이고, 다른 사람들을 만나려고 하는 일이고, 내 생각을 정리하기 위해 유용한 일이니까요. 내가 선택한 일로 인해 내가 슬퍼지는 건 참으로 고통스러운 일입니다.

 뭐 욕먹는 거야 그럴 수 있습니다. 제가 눈꼴사나워 보일수도 있는 일이고, 모든 사람들의 사랑을 받고자 하는 건 과도한 욕심일 테니까요. 어쩌면 약간이나마 블로그가 사람들 입에 오르내리는 정당한 대가인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리고 여태까지 저도 그냥 웃어 넘기려고 했었고, 화내지 않으려고 했습니다. 하지만 이녁 때문에 이용운이 상처받는 건 참기 힘들더군요. 또 사람이 사람인지라 그게 '쿨' 하게 나눠지지 않습니다... 슬프게도 말이죠.

 저는 이용운이고 앞으로도 이용운으로 살아가야 합니다. 이녁은 제 소중한 친구지만.... 그 친구 때문에 이용운까지 주저앉을 수는 없지 않겠습니까. 그래서 이녁을 이만 떠나보내려 합니다. 과연 몇명이나 여기까지 읽으셨을지는 모르겠지만 그동안 이녁을 사랑해 주신 분들, 그리고 이녁과 만난 분들, 이녁을 미워한 분들까지도 정말 고마웠습니다. 어디 제가 50만명이나 되는 사람을 만날 일이 있었겠습니까. 그리고 죄송합니다. 오래 가는 블로그를 만들고 싶었는데 이용운은 이정도 인간밖에 안 되는군요.

 마지막으로 이녁에게 미안합니다. 이용운이 조금 더 조심했더라면, 조금 더 생각이 깊었더라면, 조금 더 자기 마음을 잘 다스렸더라면 이제와서 이녁을 버릴 일은 없었을 테니까요. 모두 제 탓입니다. 이녁 탓도 아니고 이용운 탓. 제 탓입니다.  

 지금 돌이켜 보니까 처음으로 블로그를 열었을 때, 처음으로 1000Hit을 찍었을 때, 덧글들 달고 트랙백을 하고, 학교 전산실에서 블로그질을 하던 일들이 다 슬프게 떠오르네요. 역시 이용운은 어쩔 수 없습니다. 차라리 이녁이라면 그냥 웃어넘기고 신나게 포스팅을 할 텐데 말입니다.

 이만 [이녁의 모순없는 세계Part2] 는 여기서 마치겠습니다. 물론 저는 인터넷 중독자인지라 인터넷을 끊지도 못하고, 블로그를 끊지도 못하고, 이글루스를 완전히 떠나지도 못할 것입니다. 아직 작은 전셋방도 하나 남아있고 여기 말고도 제가 활동하는 Skepticalleft와 DC가 있으니까요. 분명 다른 이름으로 다른 곳에서 블로그질을 할 것입니다. 그래도... 그래도 이녁이라는 이름은 당분간 이글루스에 없을 것입니다. 어차피 별볼일 없는 듣보잡 블로그에 뉴스밸리 물이나 흐리던 놈이었으니 없어진다고 해서 아무 일 없을 겁니다.

 그래도 차마... 1년 동안 써온, 그리고 아직도 애정이 남아있는 이녁이라는 이름에 대한 미련을 모두 버리지 못해서 블로그를 완전히 폭파시키지는 못하고 그냥 동결만 시켜 놓겠습니다. 그리고 제가 지금보다 조금 더 공부를 하고, 조금 더 어른스러워지고, 조금더, 이녁을 지킬 수 있도록 이용운이 강해지면 그때 다시 모순없는 세계Part3로 돌아오도록 하겠습니다. 쓸데없이 말이 너무 길었습니다. 그럼 모두 안녕히...
by 이녁 | 2008/05/01 01:37 | 트랙백 | 덧글(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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